2016년 6월 28일

임창정 소주한잔

또 임창정 얘기고 이 글을 만약 임창정형이 보면 나를 욕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소주한잔 뮤비를 봤다.

노래방에서 자주 보던 뮤비였지만, 실제로 본건 처음이었다.


1.
오늘 미래에 대해 얘기하다 그녀랑 언쟁을 했고 기분이 좋지 않은데다가

버스에서 잔것 때문에 몸도 피곤하고 (치앙마이-방콕)은 미국 같이 큰 나라에 가본적이 없는 내게는 역사상 최장거리 버스 여행이었다 (군대 시절 내가 직접 운전할 걸 빼면)


그리고 미안해졌지만, 말걸기는 미안하고 그녀가 내게 남긴 동영상들을 감상했다.

그러다 그녀에게 얘기한 '지아-술한잔해요'가 보고싶어져서 끝까지 본 후

그 후에 관련 동영상에 임창정의 뮤비가 있었기 때문에 보았다.

아마 '술'이 연관이 있어서 그런가부다.



2.
내가 예상했던 내용과는 아주 다른 내용이었고,

한때는 나름 건달 간지(?)를 풍기던 창정이 형이 싸움 후 좀 어눌해진 모습으로 시작해서, 주차중 접촉사고 매개를 통해 과거의 사랑을 플래시백 한다의 스토리다.

뭐 정확한 내용은 뮤비를 직접 보자.


3.
예전 여친이랑 색즉시공이란 영화를 보고 여친이 엄청 울면서 날 끌어안아주었다.

고맙고 좋았고 그녀는 내게 그 말을 했다.

'오빠는 내게 임창정같은 사람이야. 나도 예전에 저런 남자한테 힘든 적이 있었고 그런 나를 오빠가 안아주었어.'

전에 포스트에서 언급했듯이, 난 그날 이후 여자친구들을 만나면 영화를 보지 않게 되었다.

물론 아예 보지 않은 적은 없지만...

마치 '아저씨'를 보다가 남친을 바라봤는데 웬 오징어가 있었다는 얘기를 들은 남자들과 같은 기분이었을까?


4.
창정이형의 연기력은 일품이고, 다리저는 연기나 표정연기 까지 보는 내내 감정이입이 되게 하였다.

하지만 그 일 이후 난 아직도 창정형의 그런 찌질해보이는 연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연기를 잘해서...

그냥 그 모습에 '날 닮은 너'의 모습을 느껴 '이미 나에게로' 열등감이 느껴지게 하는 모습에 '나의 연인'이 내게 주었던 그날의 나는 순정파 '바보'라는 열등감은 아직도 가슴 속에 남아있다.

가끔 싸우기도 하지만, 이제 다시 돌아온 '기쁜 우리'의 관계는 아직도 그런 상황일런지도 모른다. 원래 있던 멋지고 능력있지만 나쁜 남자와의 트러블로 인한 보상 심리로 사랑밖에 모르는 '바보' 나에게 위안과 만족을 느끼고 힐링하는...

지금은 당장 '결혼해줘'라는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이 사랑이 'Love Affair'로 끝나지 않고 우리가 다시 'Smile Again'할 수 있는 방법이 당장은 없기에 항상 '문을 여시오'라고 말하며 내게 오길 기다리기만 하는 나는, 지금의 관계라도 만족스럽고 행복하고 고맙지만,

5.
내가, 아니 모든 남자들이 원하는 것은,
전 남자의 대용품이나 찌질할 정도로의 순정남이 아니라,
멋지고 잘생기고 늠름하고 그래서 바라보기만 해도 빠질 수 밖에 없는 그런 남자가 한번 쯤은 되보고 싶은거다.

그런 사실을 그녀가 모르고 있을리가 없음에도 농담으로라도 그런 말 한번 던져 주기 힘들 정도로 내가 원래부터 볼품없고, 거기에 이젠 늙고 추해졌느냐라는 자괴감은 사람을 더 찌질하게 만든다. 심지어는 몇번인가 유도질문까지 했는데도 끝까지 안해주더라. 답정너 실패!

거울을 볼때 망가진 피부와 큰 머리와 쳐진 뱃살을 보면서도 그래도 입술이 굵고 멋지잖아, 라면서 스스로의 위안감을 찾는 남자들의 찌질함은 아마 그녀가 비난하던 어렸을 때 부터 고추달고 태어나서 오냐오냐 우월감에 자라나던 대한민국 남자들의 대표적인 문제점일 수도 있다. 김동인의 '발가락이 닮았다'라는 책에서 나오는 그 주인공도, 우리 남성우월의식 쩌는 김치남들의 조상일지도 모르지.
나 역시 내 스스로를 매일 탈조선 국제화를 외치지만, 그 김치남의 찌질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은 항상 인지하고 있다.

왜 남자들이 성적인 욕구도 충족할 수 없는 '여자나오는 바'에 거지같은 10만원 짜리 안주와 30만원짜리 가짜 양주를 마시면서 거기 여자들의 뻔한 거짓말과 아첨을 들으러 가는지, 여자들은 잘 모르나보다. 30대 중반까지는 그래도 늙어감의 보상으로 뭔가 성장한다고 느꼈는데, 이제 정점에서 내려가기 시작하면서, 점점 자신감을 잃어간다. 아직도 20대의 남자들 처럼 왕성해서 성욕만 풀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이제 지나가는 여자들을 봐도 별루 관심이 없고, 아주 가끔 다가오는 여자들도, '내가 무슨 매력이 있겠어, 돈보고 오나부지' 라고 경계하게 된다.

남자들이 젊은 여자에게 꽂히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어릴적 그 찌질한 김치남의 근성 때문에 (물론 아메리칸 뷰티의 케빈스페이시 처럼 햄버거남도 있다) 아직도 자신이 잘생기고 건강하고 멋져서 저들을 유혹할 수 있을 정도로 매력있음을 보여주고 싶거나, 아님 매력있던 그 때 그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퇴행'이라는 것은 이미 여러 심리학자에게 밝혀진 적이 있다.

6.
즉 이렇게 장황하게 얘기한 글의 결론은,

난 색즉시공이나 소주한잔의 임창정 같이 전 남자의 대용품이나 찌질할 정도로의 순정남이 아니라,
멋지고 잘생기고 늠름하고 그래서 바라보기만 해도 빠질 수 밖에 없는 그런 남자가 한번 쯤은 되보고 싶은거다.

그런 이야기를 하면 또 오해라고 할거고, 오해가 아니라 진짜로 네가 한번이라도 그런 말 해봤냐고 물어보면 그거 말고 다른 모습이 멋지다고 했다 할거고, 그게 아니라 다른 걸 듣고 싶었다고 하면, 또 답정너라고 할거고, 아마 이글을 카피해서 주면, 이미 난 엎드려 절받기가 되겠지. 그리고 앞으로도 그녀가 혹시 그런 칭찬을 하더라도 난 이 글을 보여준 것을 생각하며 에이 립서비스구나 생각하겠지....

나중에 아들나면
애기때부터 테니스 꼭 시키고, 피부관리랑 성형수술은 꼭 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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