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29일

하림-출국

공항에 나가지 않았다.

새벽에 잠들고도 일찍 눈을 떠버렸다.

늘 그렇듯 문자를 보내다가

보내기가 싫어져 보내지 않았다.


그녀는 여기 있었을 뿐이고
내가 찾아서 온것이었고

글구 갈 때가 되어서 간 것 뿐인데


난 그녀를 원망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도 나이를 먹어도 이 찌질함은 어쩔수 없는 것인가...


그녀를 잡을 어떠한 명분도 없다.

사랑이란 이유로 다시 그녀를 괴롭게 하고 싶지 않았다.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난 무기력하게 날 떠나는 그녀를 바라봐야만했고...


이번에 내가 공항에 간다면

하림의 출국 처럼

멋지게 그녀를 보낼 자신이 없었다.


그녀는 내가 예전처럼 자신에게 저돌적이지 못하다고 했다.

어쩌면 그녀도 내가 아무 생각없이 애원하고 예전같이 맹목적으로 잡아주길 바랬는지도 모른다.


난 잘 참았고
난 잘 버텼지만

오늘 이 순간 만큼은
날 자제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앙마이 대학 앞에서 나름 깔끔하게 차려입고
네게 못준 편지를 들고

지나가며 호객하는 송테우와 툭툭을 몇대씩 보내고
난 결국 주저하고 말았고

처벅처벅 패잔병처럼 걸어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적어도 이번 우리 마지막 헤어짐은
미소로 끝냈다는 병신같은 위안에 씁쓸하게 기뻐하며

혼자 네 사진을 보면서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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