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25일

매너 교육

이번에 교육정책이 또 바뀌었다.
아무튼 지금 수험생들은 혼란스럽고 힘들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 요새 정책으로 대학을 간다면 난 서강대도 외대도 못갔을 것 같다.
차라리 그랬으면 일찌감치 해외 알바랑 봉사나 다니면서 방랑자 처럼 살았을 텐데...
페루 마추픽추가서 라마 털이나 뽑으며 살거나,
아니면 쿠바에서 바텐더가 되어서 럼주로 모히또 만들다가 내가 취해 잠들고 싶기도 하고...
I have never been to 신대륙.

내가 교육부 담당자가 되면 다른 건 모르겠고,
초등학생 1학년 부터 도덕 (우리땐 바른 생활로 불렀던) 과목에 '예절과 매너'과정을 신설할 것이다.
1주일에 1시간, 또는 하루에 10분 정도의 과정으로

1. 유교적 예의:
기본이다. 세상이 서구화되고 나도 공자를 싫어하지만, 이게 흔들리면 안된다고 본다. 다만 어른과 윗사람에게 순종을 강요하는 것을 지양해야한다.
-> 장점: 피씨방에서 X발X발 거리며 라면 먹다가 나한테 뒷통수 안맞을 수 있다. 라면값 세이브는 덤

2. 상황별 예의:
엘리베이터 지하철에서 먼저 사람 내리고 타는 것. 문 닫을 때 뒤에 사람 오면 좀 기다리는 것 같이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최소한의 '기다림'에 대한 예절 교육
-> 장점: 자연스럽게 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 (호감 up!)

3. 국제 매너:
인종이나 종교의 차이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과 이해.
터키 케밥집 가서 돼지고기 케밥 달라고 하지 않는 교육이나, 시크교 사람들 보고 '아저씨 IS죠?'라고 묻지 않는 교육.
한국어에선 '감사합니다'는 '천만에요'를 말할필요가 없지만, 외국어(영어)에서는 '땡큐'는 '유어웰컴'을 안하면 실례가 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교육.
독일에서 온 엔지니어에게 '하일, 히틀러'라고 말하고 불쾌해 하는 독일인에게 '조크 조크 ㅋㅋㅋ'라고 하시던 예전 회사 부장님도 좀 오셔서 들을만한 교육.
->장점: 여행 중 당신의 사망률을 낮춰준다.

4. 식사 매너:
난 맛있는 국수를 먹으면 후루룩후루룩 소리를 내는 경향이 있었다. 맛있게 잘 먹는 느낌을 내야 어머니께서 좋아하셨으니까. 20대 초반 첫  유럽 여행에서 싹 고쳤다.
그리고 36살이 되서야 터키 출장 중에, 한국에서 하던대로 테이블 보에 다 먹은 고기뼈를 올려 두는 습관을 고쳤다(이건 진짜 모르는 사람이 꽤 많다).
먹는 곳에서 얼마나 많은 일들이 벌어지는 지, 중요한 지에 대해서 어렸을 때 부터 교육을 해야 한다.
식사는 배만 채우는 곳이 아닌, 감성과 인격을 채우는 종합 문화 행위임을 어렸을 때 부터 배울 필요가 있다.
->장점: 나 처럼 해외 나가서도 공짜 밥을 얻어 먹을 확률이 높아진다.

5. 남녀간의 예의: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는 것을 어렸을 때 부터 인식시켜야 한다. 남녀평등만을 배웠던 우리 때 보다, 여권이 조금이나마 신장 된 요새 아이들에겐 약간 더 진보적인 내용을 가르칠 수 있다. 신체 및 성징의 다름을, 이해하고 대화하는 방법, 배려와 존중 등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 확립까지 아우를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이건 좀 걱정되는게 어릴 때 부터 성(gender)역할을 고정 시키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데, 이건 뭐 전문가와 좀 더 많은 연구가 필요 할 것 같다. 어짜피 이 과정은 중학교~고등학교 과정으로 생각하니까.

과목 평가는 수시 평가와 필기 시험 PF로 한다.
F가 나오면 유급을 준다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재시험의 기회를 몇 회 주며, 불합격률은 10000명 중 한명 이하로 한다.

다만 국제 매너 시험에서 탈락할 경우, 즉, 재시험 대기 중일 경우,
...여권을 압수한다.

이거 하일 히틀러 부장님도 와서 교육 받았으면 좋겠다.
물론 여권은 제가 들고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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